방콕의 아침은 언제나 소란스럽고 활기찼다. 하지만 수많은 인파와 툭툭의 경쾌한 소음에서 벗어나, 도시의 진짜 속살을 만나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여정은 '수상시장 쿠킹클래스'. 단순히 레시피를 배우는 것을 넘어, 태국 음식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재료들이 살아 숨 쉬는 물길 위에서 직접 장을 보고, 그 생명력 넘치는 재료들로 나만의 요리를 만드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물 위의 장바구니를 채우는 법: 쿠킹클래스 예약하기
방콕에는 수많은 쿠킹클래스가 있지만, 수상시장 장보기 체험이 포함된 프로그램은 조금 더 특별한 준비가 필요하다. 방콕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담는 사두악(Damnoen Saduak)이나 암파와(Amphawa) 시장까지 이동해야 하므로, 보통 반나절 이상 소요되는 투어 형태로 진행된다.
- 쿠킹클래스 투어 예약:
- 온라인 플랫폼 활용: 클룩(Klook), KKday, Viator 등 다양한 여행 액티비티 플랫폼에서 'floating market cooking class'를 검색하면 여러 상품을 비교하고 예약할 수 있다.
- 포함 내역 확인: 예약 시 왕복 교통편, 수상시장 보트 투어 비용, 장보기 체험, 쿠킹클래스(보통 3~4가지 요리), 식사 비용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하자.
- 소규모 클래스 선택: 이왕이면 소규모 그룹으로 진행되는 클래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셰프의 세심한 지도를 받을 수 있고, 시장에서도 더 깊이 있는 설명을 들을 수 있다.
- 여행자 팁:
- 편안한 복장: 아침 일찍 시작해 오후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배를 타고 내리거나 더운 불 앞에서 요리해야 하므로 가볍고 편안한 복장과 신발은 필수다.
- 현금 준비: 시장에서 코코넛 아이스크림 같은 소소한 간식을 사 먹거나 개인적인 기념품을 살 수 있으니 약간의 현금을 챙겨가자.
롱테일 보트에 실린 향신료, 태국의 맛을 만나다

작은 롱테일 보트에 몸을 싣고 좁은 수로로 들어서자, 시끌벅적한 세상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물 위에는 과일과 채소, 향신료를 산더미처럼 쌓은 작은 배들이 오가고, 물가에 자리 잡은 집들에서는 구수한 음식 냄새가 피어올랐다. 이곳에서 나의 장바구니는 보트 그 자체였다.
오늘의 스승인 태국인 셰프는 수로를 오가며 익숙하게 상인들을 불렀다. "이건 '갈랑갈'이에요. 생강과 비슷하지만 향이 더 청량하죠. 똠얌꿍에 꼭 들어가요." 그녀가 건네준 갈랑갈 조각에서는 흙냄새와 함께 낯설지만 기분 좋은 향이 났다. 코코넛을 즉석에서 갈아 만든 신선한 코코넛 밀크, 손으로 툭 치면 짙은 향을 뿜어내는 카피르 라임 잎, 보기만 해도 아찔한 색의 쥐똥고추까지. 마트의 진열대 위에서 보던 것과는 전혀 다른, 살아있는 생명력 그 자체였다.

내 손으로 빚어내는 태국의 맛, 똠얌꿍 그리고 팟타이
시장의 활기를 뒤로하고 도착한 야외 쿠킹 스튜디오. 잘 닦인 나무 도마 위에는 방금 우리가 사 온 재료들이 예쁘게 정돈되어 있었다. 셰프의 시연에 따라 서툰 칼질로 레몬그라스를 썰고, 절구에 마늘과 고추를 넣고 빻기 시작했다.
- 요리 과정 요약:
- 재료 손질: 셰프의 설명에 따라 갈랑갈, 레몬그라스, 카피르 라임 잎 등 태국 요리의 핵심 향신료를 직접 다듬는다.
- 페이스트 만들기: 절구를 이용해 직접 빻아 그린 커리나 똠얌 수프의 베이스가 될 페이스트를 만든다.
- 조리 (Wok): 달궈진 웍(Wok)에 기름을 두르고 준비된 재료와 소스를 넣어 팟타이, 커리 등을 빠르게 볶아낸다.
- 플레이팅 및 식사: 직접 만든 요리를 예쁘게 담아내고,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나누어 먹는다.
'치이익-' 달궈진 웍 위로 새우와 채소가 춤을 추고, 새콤하고 매콤한 향이 피어오르며 코를 자극했다. 레시피를 따라 하는 단순한 행위를 넘어, 각각의 재료가 가진 향과 색, 질감이 어우러져 하나의 요리로 탄생하는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
"아러이 막!" 미소로 나누는 음식의 언어
"아러이 막!(정말 맛있어요!)" 내가 만든 똠얌꿍을 맛본 셰프가 엄지를 치켜세우며 말했다. 서툰 솜씨로 만든 요리였지만, 그 칭찬 한마디에 마음이 뿌듯해졌다. 함께한 다른 나라 여행자들과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었다. "네 팟타이 정말 맛있다!", "이 망고밥은 어떻게 이렇게 달콤해?" 음식은 국적과 언어를 넘어 모두를 하나로 만드는 가장 강력한 언어였다.
셰프는 태국 요리의 핵심은 '균형'이라고 말했다. 단맛, 짠맛, 신맛, 매운맛, 그리고 감칠맛이 서로를 해치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것. 그것은 비단 음식뿐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지혜와도 같았다.
여행의 마침표, 레시피 너머의 이야기
방콕에서의 쿠킹클래스는 내게 한 권의 레시피 북과 몇 가지 요리 기술 이상의 것을 남겼다. 그것은 물길 위에서 장을 보며 느꼈던 생동감, 내 손으로 직접 향신료를 빻고 볶으며 발견한 즐거움, 그리고 낯선 이들과 음식을 나누며 교감했던 따스함이었다.
이제 나는 마트에서 레몬그라스를 볼 때마다 방콕의 그 시끄럽고 활기찼던 수상시장을 떠올릴 것이다. 똠얌꿍을 먹을 때마다 서툰 내 칼질을 칭찬해주던 셰프의 미소를 기억할 것이다. 여행이란 이처럼 낯선 곳의 풍경과 문화를 내 안으로 가져와 나만의 이야기로 만드는 과정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