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도시 여행의 매력은 그 지역의 ‘진짜’ 얼굴과 만나는 데 있습니다. 특히 ‘우동현’이라는 별명을 가진 시코쿠의 카가와현에 발을 들였다면, 1일 1우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수많은 우동집을 순례하며 그 쫄깃한 면발에 감탄하던 중, 한 가지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이토록 완벽한 식감, 즉 ‘코시(コシ)’는 대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저는 우동을 먹는 것을 넘어, 직접 만들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초보 여행자를 위한 시코쿠 우동 학교 예약 팁
시코쿠, 특히 카가와현에는 여행자들이 즐겁게 우동 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요리에 소질이 없어도, 일본어를 몰라도 즐길 수 있으니 겁먹지 마세요.
- 유명 우동 학교 찾아보기: 코토히라 지역의 ‘나카노 우동 학교(中野うどん学校)’처럼 외국인 관광객에게 잘 알려진 곳은 예약 시스템이나 프로그램이 체계적이라 편리합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하거나, 현지 관광 안내소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소규모 공방 체험: 조금 더 현지인과 가까이서 소통하고 싶다면, 구글맵이나 여행 플랫폼에서 'Udon Making Class'를 검색해 작은 공방을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 포함 내역 확인: 체험비에 재료비, 시식 비용, 그리고 졸업장이나 기념품(작은 밀대 등)이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대부분의 경우 내가 만든 우동을 즉석에서 삶아 먹는 코스까지 포함됩니다.
발끝으로 빚어내는 우동의 ‘코시’
체험은 고즈넉한 일본 전통 가옥의 넓은 다다미방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공기 중에는 고소한 밀가루 냄새가 은은하게 퍼져 있었습니다. 제 앞에는 거대한 나무 그릇과 함께 오늘 우동의 운명을 결정할 세 가지 재료, 즉 밀가루, 소금, 그리고 물이 전부였습니다. 이토록 단순한 재료들이 모여 어떻게 그런 환상적인 맛을 내는지, 그 과정이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장인의 설명에 따라 소금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밀가루를 뭉치자, 금세 투박한 반죽 덩어리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체험의 하이라이트가 시작되었습니다. 반죽을 두꺼운 비닐에 넣고 바닥에 내려놓더니, 신나는 음악을 틀어주는 것이었습니다. 장인의 시범에 따라 음악에 맞춰 리듬을 타며 반죽을 발로 꾹꾹 밟기 시작했습니다. 발바닥 아래로 느껴지는 말랑하면서도 차진 반죽의 감촉은 무척이나 생경하고 즐거웠습니다. 온몸의 체중을 실어 정성껏 밟아주는 이 행위야말로, 사누키 우동 특유의 강한 탄력을 만들어내는 핵심 비법이었습니다.

충분히 밟아준 반죽은 잠시 숙성 시간을 거친 뒤, 드디어 밀대로 넓게 펼 차례가 왔습니다. 커다란 나무 밀대를 이용해 반죽을 얇고 네모반듯하게 펴는 과정은 생각보다 섬세한 힘 조절이 필요했습니다. 이윽고 잘 펴진 반죽을 병풍처럼 접어, 우동 전용 칼로 일정한 간격으로 썰어내자, 비로소 익숙한 우동 면의 형태가 드러났습니다. 내 손으로, 아니 내 발로 생명을 불어넣은 면발을 보니 뿌듯함이 밀려왔습니다.

땀과 웃음, 그리고 따뜻한 교감
수업을 이끌어준 우동 장인, ‘타이쇼(大将)’는 시종일관 유쾌한 농담과 과장된 몸짓으로 분위기를 이끌었습니다. 서툰 저희의 동작을 교정해주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특히 반죽을 밟는 시간에는 함께 춤을 추며 웃음이 끊이지 않게 했습니다. 언어는 통하지 않아도, 우동이라는 매개체 앞에서 우리는 모두 즐거운 친구가 되었습니다. 체험이 끝나자, 그는 ‘우동 학교 졸업장’이라며 족자 형태의 수료증을 건네주었습니다. 단순한 기념품이 아닌, 함께 땀 흘리고 웃었던 시간의 증표처럼 느껴졌습니다.

시코쿠 여행의 방점, 내가 만든 우동 한 그릇
시코쿠 우동 만들기 체험은 단순히 레시피를 배우는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가장 단순한 재료에 사람의 체온과 즐거운 에너지가 더해졌을 때 얼마나 훌륭한 결과물이 탄생하는지를 깨닫는 철학적인 과정이었습니다. 이제 저는 어느 우동 가게를 가든, 그저 면을 후루룩 넘기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장인의 땀과 비법, 그리고 ‘코시’를 만들어낸 시간을 존중하며 먹게 될 것입니다.
여행자를 위한 소소한 팁
- 움직이기 편한 복장: 반죽을 밟고, 밀대를 미는 등 활동적인 과정이 많으니 편한 바지 착용을 추천합니다.
- 배는 비우고 가기: 체험 마지막에는 직접 만든 우동으로 든든한 한 끼 식사를 하게 됩니다.
- 적극적으로 즐기기: 조금 부끄럽더라도 음악에 맞춰 신나게 반죽을 밟다 보면, 어느새 체험에 완전히 녹아든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시코쿠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하루쯤은 시간을 내어 우동의 장인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발끝으로 빚어낸 탱탱한 면발을 맛보는 순간, 이번 여행이 더욱 특별하고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완성될 것입니다.